

5 December 2024
2024년 한해도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는데요. 보안사고 역시 어마어마했습니다. 2024년 상반기는 데이터 해킹 사고가 다수 발생한 시기로 기록되었습니다. 2024년 상위 5개 데이터 침해 사건을 위험 노출 점수에 따라 순위를 매겨보았습니다. 위험 노출 점수란 노출된 기록의 양, 노출된 기록의 재정적 영향, 랜섬웨어(Ransomware), 데이터 민감성, 데이터 침해의 심각성, 규제 노출 등을 척도화한 점수입니다.
공동 TOP 1 : 1억 건의 민감한 의료 데이터, 다크웹으로 유출되다
1위는 Change HealthCare입니다. 이 회사는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보험 청구 처리 허브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있고, 각종 신분 확인시스템이 철저히 관리되는 한국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 사건은 미국에서 꽤나 큰 피해를 발생시켰습니다. 미국은 거의 모든 보험사 및 의료기관의 정보가 전산화되어 있다 보니, Change HealthCare를 거치는 가운데,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약 1억건의 개인 및 의료 정보가 침해되었습니다. 추정 총 피해액수는 무려 179억 달러입니다.
이 사건에는 개인별 건강, 의료 기록이 포함되어 있어서 매우 민감한 사건으로 취급되었는데요. 보통 이런 데이터는 다크웹에서 가장 가치 있는 데이터로 취급받습니다. 건강/의료 데이터는 신원 도용에 쓰일 수 있고, 훔친 정보를 사용하여 무단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 법무부는 이 사건 이후 부랴부랴 Change HealthCare가 독점 금지법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를 조사했지만, 사실상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공공에 준하는 인프라로 공공연히 기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공동 TOP 1 : 백그라운드 체크 기업인 NPD의 치명적 실수, 다크웹에서 거래된 개인정보
공동 1위는 National Public Data(NPD)입니다. 지난 4월에 있었던 이 사건은 단일 해킹피해로는 최악의 사건이었는데요. 무려 29억개의 기록이 유출되었습니다. 이 회사는 범죄 기록, 주소, 고용 이력을 포함한 각종 공개, 비공개 데이터를 수집하고 판매하는 소위 '백그라운드 체크' 업체였는데요. 도난당한 데이터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름, 주소 및 주소 변경 기록, 사회보장번호,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이 전부 노출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데이터는 다크웹에서 350만 달러에 거래되면서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이 해킹의 계기가 NPD의 한 브로커가 실수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백엔드(backend) 데이터베이스의 암호를 실수로 홈페이지에 게시하면서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NPD는 소송으로 인해 파산선언을 했지만, 천문학적인 유출 건수로 인해 피해가 어디까지 확산되었을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TOP 3: 해커와 협상을 하게 된 AT&T의 비트코인 40만 달러 지불 사례
3위는 AT&T입니다. 통화, 메시지 기록을 포함하여 1억 1천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대부분의 데이터가 유출되었습니다. 지난 3월에 한 번, 그리고 7월에 또 한 번 일어났는데요. 유출된 데이터 중에는 고객통신기록, 즉 이동통신 및 유선고객들의 전화 통화와 문자 기록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화와 문자의 전체내용과 개인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AT&T 측은 해명했으나 연락한 번호와 서로 연락한 횟수 등은 포함돼 있어, 몇몇 정보가 결합되면 특정 전화번호를 가진 개인 정보를 손쉽게 식별할 수 있게 되는 점에서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AT&T는 해커들에게 도난당한 정보 삭제를 위해 비트코인으로 40만 달러(약 5억 5천만원)를 지급했습니다. 해커는 돈을 받은 대가로 데이터를 지우는 화면이 담긴 7분 길이 영상 등을 넘겨줬다고 하는데요. 이는 유사한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피해사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액수입니다. 금융이나 의료정보와 같이 즉시 악용 가능한 민감한 자료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겠네요.
TOP 4: 런던 병원들을 마비시킨 랜섬웨어 공격, NHS의 보안 허점
4위는 영국의 의료 시스템인 NHS입니다. 이번에도 랜섬웨어(Ransomware) 공격을 받았으며, 해당 공격은 NHS의 서드파티 벤더 중 하나인 시노비스(Synnovis)였습니다. 해당 업체는 NHS와 연계하여 혈액 검사와 같은 실험을 대행하는 병리학 전문 연구실입니다. 해당 데이터를 병원들과 연계하여 주고받는데, IT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NHS와 연결된 런던의 병원들이 마비되었습니다. 여러 건의 수술이 지연되기도 하고 각종 환자들이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수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았고, 사실상 영국 의료계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만약 공격자들이 환자들의 개인정보와 혈액형 정보를 가져갔을 경우 환자들은 후속 사이버 공격에 노출될 수 있기에 더 위험해집니다. 신원 인증을 주로 휴대전화나 인증서로 하는 한국과 달리 영미권에서는 환자의 의료정보를 통해 인증하기 때문에 특히나 더 위험입니다. 의료정보와 개인정보, PII(Personally Identifiable Information , 개인 식별 정보)가 결합하게 되면 사실상 개인 정보를 전부 확보한 것과 같기 때문이죠.
TOP 5: 테일러 스위프트 투어 티켓 44만 장 갈취, 해커들의 협박전
5위는 티켓마스터(TicketMaster)입니다. 이 회사는 콘서트, 극장, 스포츠 행사 티켓을 판매하는 업체인데요. 해킹범으로 주장하는 샤이니헌터즈(ShinyHunters)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 티켓 44만 장을 훔쳤다"고 주장하면서 티켓마스터의 모회사인 라이브네이션(Live Nation)에 8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요구했습니다. 해당 유출은 총 2억여 건에 달합니다. 유출된 정보 중 직접적으로 도용 가능한 티켓 정보만 해도 2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샤이니헌터즈는 라이브네이션 측에 100만 달러를 요구했는데, 자신들이 가진 데이터의 가치를 파악하고서는 800만 달러로 금액을 올렸습니다.
이번 티켓마스터 사건으로 유출된 데이터는, 자동화 기술로 단순 스크래핑하여 수집한 정보가 아니라 정제된 데이터이기에 더욱 문제가 됩니다. 스크래핑하지 않은 개인 식별 정보가 이 정도 규모로 유출된 건 사상 최초입니다. 일단 데이터가 도난당하면 피해자가 데이터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요. 최소한의 조치로 암호화만 시행했더라도 이 데이터를 쓸 수 없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대규모 업체들의 해킹에는 관리자의 실수도 있지만 연결된 시스템이 있는 서드파티나 벤더, 혹은 스타트업이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한국에서도 과거 전자책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나 명품 쇼핑 플랫폼 '발란'과 같은 스타트업 플랫폼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스타트업들은 핵심 서비스에 우선 투자를 하다 보니, 정보보호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설마 우리 회사가 해킹을 당하겠어?'라는 안일한 인식도 있죠. 단기간에 성장을 이루다 보니 규모가 커진 후에 회사 상황에 맞는 보안체계를 구축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뒤늦게 보안을 강화하려고 하면 직원들이 번거로운 일로 여기기도 하죠.
기업내 정보보호 책임자의 부재 : 조직 문화로 정착해야 할 보안의식
실제 소위 빅테크로 분류되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정보보호 책임자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개인정보 데이터를 관리하는 관리자를 고용하려 해도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소재를 짊어질 수 있기 때문에 꺼린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국내 다수 스타트업의 경우 아직은 직접 정보보호 인력을 제대로 갖추거나 초기비용부담이 큰 보안 솔루션을 직접 도입하기보단, 자체적으로 기본적인 보안이 된 업체를 활용해 그 안에서 자신의 서비스를 하려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합니다. 물론 현행법을 다 지키면서 경영을 이어가기에 업무량 부분에서 현실적으로 이행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규제를 다 맞추고 인증을 획득하기 위한 서류 작업하는 데만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기 때문이죠.
그래도 점차 정보보호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커지면서 관련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관련 인력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은 커지고 있습니다. CPO, CISO를 채용하거나 ISMS, ISO27001을 획득하는 등의 보안 강화를 여러 업체에서 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보안 솔루션 패키지나 어플라이언스를 도입하는 등의 활동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에 있어서 가장 취약한 부분에 해커들은 무조건 공격을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거기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보호하려는 조직 차원에서의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 딥 시크(DeepSeek R1)의 과도한 이용자 정보 수집이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Open AI가 있는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금지령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계속되는 주요 기관의 딥 시크 접속 차단 조치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가 6일 딥 시크 사이트 접속을 차단한데 이어 통일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도 7일 딥 시크 금지령에 동참했습니다. 앞서 행정안전부와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모든 중앙부처와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딥 시크, 오픈AI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할 때 민감한 정보는 입력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보안 가이드라인을 발송한 바 있는데 이 같은 지침에 따라 접속 차단이 늘어나고 있습니다.한국거래소도 지난달 말 딥 시크 접속을 차단하는 등 내부 보안 조치를 실시했습니다. 한국 거래소는 현재 Open AI의 Chat GPT와 구글 제미나이 등 미국 기업들의 AI 서비스 이용은 막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역시 <보호나라> 홈페이지를 통해 생성형 AI 사용 시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및 금융 정보 등의 개인 정보를 입력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생성형 AI 사용 관련 주의 보안권고’를 공지했습니다. 생성형 AI 공개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닌데 이렇게 나오는 것은 다분히 딥 시크를 겨냥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딥 시크 코드 해독으로 밝혀진 개인정보 유출?거기다 개인정보 유출 증거가 나왔다며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페루트(feroot) 시큐리티의 이반 차린니 최고경영자(CEO)가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딥시크의 코드를 해독한 결과 감춰진 부분을 발견했다는 보도가 미국 ABC방송을 통해 발표되었는데요. 차린니 CEO는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있는 서버들과 중국 내 회사로의 직접적 연결이 보인다"며 "이는 과거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딥 시크 코드 내에 차이나모바일의 온라인 레지스트리 사이트 'CMPassport.com'으로 사용자 정보를 전송하는 기능을 지닌 코드가 의도적으로 은폐된 듯한 모양새로 삽입돼 있었다는 게 차린니 CEO의 주장입니다. 이들은 "딥 시크에 가입하거나 로그인하는 사용자는 자신도 모르게 중국 내 계정을 만들게 돼 신원과 사용한 검색어 등이 중국 정부 시스템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미 국토안보부 차관을 지낸 존 코언은 ABC 방송 인터뷰에서 "국가안보 당국자들은 언제나 중국 기업들이 판매하는 기술제품에 중국 정부가 자료를 들여다볼 수 있는 백도어가 있다고 의심해 왔다"면서 "이번 사례에선 그런 백도어가 발견됐고 열렸으며 이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조시 고트하이머 의원도 "모든 정부 기기에서 딥 시크를 즉각 금지해야 한다"면서 "누구도 본인 기기에 내려받지 못하게 해야 하고 대중에도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오픈 소스인데 백도어 삽입? 지속되는 보안 관련 논란그러나 좀 이상합니다. 클린 코드 원칙 이야기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을뿐더러, 소스가 공개돼 있는데 백도어를 다 보이게 심어놨다는 게 쉽게 납득하기 힘듭니다. 중국 레지스트리 사이트 역시 다른 단계가 아니라 로그인 단계에서 중국 통신사 네트워크 주소가 하드코딩되어 있다는 것을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는거죠. 그런데 실제 개발을 해 보면 서버 주소나 암호화 키 등은 암호화가 되어 숨겨집니다. 저렇게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하죠.일각에서는 이를 보고 '중국의 세계 감시', '기술 탈취'를 이야기하지만 아직까지 드러난 바에 따르면 과도한 공포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숨길 의도가 있었다면 더 깔끔한 방법으로, 티나지 않게 숨길 수가 있거든요. 많은 사람들은 이런 갑작스러운 차단에 대해 미국이 O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족하면서 딥 시크의 등장이 달갑지 않아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가국들을 통해 압박을 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실제 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 Federal Radio Commission)은 차이나모바일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정하기도 했는데, 이 상황에서 딥 시크 로그인 페이지에서 해당 기업의 코드가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더 문제시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있습니다.딥 시크 보안에 대한 우려와 중국 정부의 반발각국 정부와 기업이 보안 우려에 따라 중국 AI 모델 딥 시크 사용 금지에 나서자, 중국은 불법 데이터 수집은 없다며 반발에 나섰는데요.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방식에 일관되게 반대해왔다"며 "지금껏 기업 혹은 개인에 위법한 형식으로 데이터를 수집·저장하라고 요구한 적도 없고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보복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국가정보법 상 모든 조직과 개인이 정부의 정보 활동을 지원하고 협력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당국은 딥 시크가 수집한 해외 사용자의 데이터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자체는 상존하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과도한 개인정보를 가져가는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물론 아직까지 딥 시크가 이런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증명되진 않았지만, 이번 딥 시크 사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다투는 것은 AI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주권, 국가 안보, 기술 헤게모니 등 다양한 문제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국가 간 데이터 흐름을 관리할 통일된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사실 국제사회는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EU의 COMPL-AI 프레임워크입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AI 모델의 해킹 위험과 편향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기술적 규제의 선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EU AI Act의 6대 윤리 원칙을 27개의 기술 벤치마크로 구체화하여, 프롬프트 유출이나 목표 변조와 같은 사이버 보안 위협에 대한 모델의 취약성을 진단하고, HarmBench 데이터셋을 활용해 인종과 성별 편향성을 정량화 합니다. 오는 2025년 4월부터 EU AI Act의 공식 감사 도구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범 국가 간 단일 모델, 통일 프레임워크는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그리고 국가 간 데이터 흐름, 소위 크로스보더 데이터 흐름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 역시 부각되게 되었습니다. EU의 GDPR, Data Act, 미국 법무부(DOJ) 등의 정책이 충돌하게 된거죠. 프레임워크를 비롯해 데이터 관리에 있어서 까지 국제 공조, 조화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중간의 다툼도, AI의 미래를 위한 경쟁도 좋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안전한 시스템을 쓸 수 있도록 투명한 체계를 만드는 것이 피할 수 없는 AI의 대두 시대, 그리고 그 시대에서 살아갈 인류의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Feb 13 2025
올해 가장 많이 뉴스에 오르내릴 무역 이슈로는 단연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꼽힙니다. 실제로 지난 1기 정부 시기 미-중 무역분쟁을 시작했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20일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면서 새롭게 미-중간 갈등이 다시 재점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데요. 이미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한 공세와 압박에 적극 나설 것임을 본인의 SNS 등을 통해 수 차례 언급한 적 있었습니다. 중국에 강력한 보복 관세를 물리는 것은 물론 반도체 부문 등 각종 규제를 통해 중국을 옥죄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천명해 왔죠.트럼프 대통령 2기의 시작, 새로운 사이버 냉전의 시작 통상뿐만 아닙니다. 양국간의 사이버 전쟁 역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시간 17일, 블룸버그는 지난해 말 있었던 미국 재무부 해킹 당시, 중국 해커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컴퓨터까지 침입, 비밀로 지정되지 않은 40여 개의 파일에 접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커들은 또한 윌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과 브래드 스미스 차관 대행의 컴퓨터에도 침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미 재무부는 중국 해커들이 400대 이상의 노트북, 데스크톱 컴퓨터와 함께 재무부 고위 관리들의 컴퓨터에 침입해 직원들이 사용하는 유저명과 비밀번호는 물론 기밀이 아닌 3,000개 이상의 파일에 접근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해커들은 제재와 정보 및 국제 문제에서 재무부의 역할 파악에 초점을 맞췄고 내부 이메일이나 기밀 시스템에는 침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재무부는 해당 사건에 대해 여러 정황을 토대로 중국 정부가 후원하는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 지능형 지속 위협) 행위자의 소행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밝힌 중국의 공격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중국의 사이버 공격과 관련하여 중국 당국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볼트 타이푼(Volt Typhoon), 솔트 타이푼(Salt Typhoon), 플랙스 타이푼(Flax Typhoon)등 3개의 거대 사이버 스파이 활동 조직을 확보, 그 위협 요인을 제거하거나 피해를 복구 중이라는 보도가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보도된 바 있었습니다.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의 대규모 해킹 공격가장 최근 적발된 사이버 공격집단인 플랙스 타이푼은 중국 기업 '인티그리티 테크놀로지 그룹'의 지원을 받는 사이버 해커 조직입니다. 지난 1월 4일 미 재무부가 성명을 통해 발표한 내용도 이런 내용을 뒷받침합니다. 재무부는 "Integrity Technology Group(이하 인티그리티)이 중국 정보국의 지시를 받는 대규모 해킹그룹 Flax Typhoon(플랙스 타이푼)을 지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티그리티는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기업으로 중국 정부와 대규모 계약 관계에 있는 회사인데, 이 집단은 미국과 베트남, 루마니아 등 19개국에서 26만개가 넘는 소규모 사무실과 홈오피스 네트워크망, 사물인터넷(loT) 등에 악성 소프트웨어를 심는 방식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심지어 솔트 타이푼은 미 법무부의 감청 시스템에까지 파고들어 전화번호 데이터 등 민감한 정보를 빼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중국 정부의 반박과 미국측 사이버 공격에 대한 갈등 양상이에 대해 중국도 강하게 반격에 나섰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 재무부의 발표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하며 인터그리티와 플랙스 타이푼 간 의혹과 관련해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된 허위 정보"고 반격했습니다. 또한 중국 국가인터넷응급센터(CNCERT)는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이 첨단 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 대량의 무역 비밀이 유출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첨단 소재 연구소와 지능형 에너지 기업이 공격 대상이었다고 밝혔습니다.미국과 중국의 이런 날 선 해킹 공방은 단순한 사이버 공격을 넘어 총체적 갈등의 연장선으로 보이는데요. 단순히 갈등 구도를 떠나 미국 정부는 중국이 자국 정부와 연관된 해커들을 활용해 대규모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 하에 실제로 조사에 나서는 등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더 강경하게 대중국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예상되는 중국 제재조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사이버전쟁 구도 역시 어느 정도 알려지고 있는데요.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중국전신(中國電信)의 미국 내 사업을 전면 금지하는 절차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실제 미국 상무부는 중국전신 미국 법인(China Telecom Americas)에 제재 절차의 근거가 적시된 예비조사 결과를 통보, 여기에는 중국전신 미국법인의 미국 통신망 잔류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처분은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함께 단행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이 사건 이후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 보좌관과 앤 노이버거 사이버 및 신흥 기술 담당 국가안보부 보좌관은 미국 주요 통신사 경영진을 초청해 해킹 관련 정보 공유 회의를 열고, 참석자들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 표적은 미국 정부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미국 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휴대전화가 중국 해커에 의해 해킹 당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AP통신은 지난 10월 25일 중국 해커들이 밴스 부통령 후보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의 휴대전화에 대해 해킹을 시도했다고 보도한 적 있습니다.그 뿐만이 아닙니다.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은 현지시간 15일, 중국의 해킹 공격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는데요. 그는 미 CBS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이 최소 8개의 미국 통신회사를 해킹해 고위 당국자와 정치인의 통신 기록에 접근했다는 당국의 발표에 대해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훨씬 더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라 하며, "우리는 공격을 가하고 계속 우리의 데이터를 훔치고 염탐하는 민간 및 국가 행위자에게 더 비싼 비용과 대가를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미중 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긴장과 갈등 고조VOA 역시 미중 충돌과 대비하여 중국 해커들이 사이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모건 애덤스키 미국 사이버사령부 사무총장의 발언을 인용하여 작년 11월 있었던 사이버워콘 보안 컨퍼런스 연설에서 중국과 연관된 사이버 작전들이 미국과의 주요 갈등 국면에서 이득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모건 사무총장은 중국 연계 해커들이 네트워크를 침해하고 갈등 상황에서 파괴적 공격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으며, 주요 시설의 난방, 환기, 공조 시스템을 조작하고 에너지 및 수도 통제 시스템을 방해하는 등의 잠재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죠.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의 사이버 작전을 약화하고 방해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이고 공격적이며 동시에 방어적인 활동을 전 세계적으로 실행했다"고 첨언했습니다.그런 이유에서 인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16일(현지시간) 정부, 기업 및 개인 등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 체계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비단 트럼프 행정부뿐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도 이를 실재하는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이날 공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랜섬웨어 공격을 포함한 사이버 공격자를 처벌하기 위한 제재의 효과성을 강화하도록 했다고 합니다.더욱 강화되는 미국의 보안 기준과 개인정보보호 정책이번 행정명령에 포함된 내용은 강화된 보안 기준을 적용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요구하고,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같은 디지털 신분증 및 검증 시스템 도입을 촉진하며, 피싱 방지를 위한 최신 기술 사용을 촉진하고, 이메일과 화상회의를 포함한 연방 통신망 보호를 위한 암호화 사용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미래의 보안 요건 역시 충실히 반영했습니다. 에너지 분야의 중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방어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도록 촉진하는 내용과 함께 양자내성암호(PQC) 도입을 가속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죠.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사이버 공격을 통한 악의적인 활동은 미국의 국가 안보, 외교 정책, 경제에 계속해서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제가 발표한 행정명령 제9조는 이러한 국가적 비상사태를 해결하고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통한 악의적인 활동의 증가 및 진화하는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미중 사이버 분쟁은 이제 더 이상 경고나 아젠다, 헤게모니 확보 차원에서 요구되는 이슈가 아닙니다. 특히나 사이버공격의 특징 상, 온라인 상태만 되어 있다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피해를 입을 수 있기에 양국 사이에서 조율을 해야만 하는 한국의 경우는 보안 사고나 유출에 더욱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Jan 23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