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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발전하는 딥페이크 기술, 법률과 제도로 범죄 악용을 막을 수 있을까?

18 October 2024

충격적인 뉴스들이 지면을 뒤덮은 가운데 딥페이크를 이용한 성범죄를 막기 위한 '딥페이크 성범죄 방지법'이 26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 단순 시청 행위도 범죄에 포함하며, 피해자 회복 조치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 세 건이 모두 통과되었는데요.

이날 통과된 딥페이크 관련 법안은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성폭력처벌법),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청소년보호법),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방지법) 등 총 3개 법 개정안입니다. 지난 8월 딥페이크를 이용한 성 착취물 범죄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특히 가해자와 피의자 상당수가 10대인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준 가운데, 이번에 개정된 법이 딥페이크 이용 성범죄를 근절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데요.


딥페이크, 반포 목적 없이 제작만으로 법적 처벌 가능

기존 법에서 허위 영상물을 "반포할 목적"으로 편집·합성 또는 가공한 자를 처벌한다는 조항에서 "반포할 목적"이라는 단서 조항이 빠져, 당사자의 의사에 반해 불법 합성물을 제작할 경우 목적과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비공개 수사 항목을 신설해 긴급을 요할 때는 경찰이 상급 경찰관서의 승인 없이 비공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에게 직접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의 삭제와 차단을 요청하도록 한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경찰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삭제를 요청하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조치에 나설 것을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 대응이라는 측면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거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불법합성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한편으로 이번 법안 입법 과정에서 지난 2020년에 있었던 <N번방 방지법> 논의 과정에서 나왔던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이 다시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김도읍, 정점식 의원은 불법합성물 처벌조항 신설 자체에 회의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굳이 (불법합성물 범죄를 지칭하는) 새로운 구성요건을 만들 필요가 있나. 그냥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면 음란물로…"(김도읍, 당시 미래한국당 의원), "자기만족을 위해 이런 영상을 가지고 나 혼자 즐긴다 이것까지 (처벌) 갈 거냐"(정점식, 당시 미래한국당 의원), "자기는 예술작품이라고 만들 수도 있거든요"(김인겸,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청소년들이나 자라나는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에서 그런 짓 자주 하거든요… 그것까지 처벌하겠다고 하는 건 너무 과한 것 아니냐"(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 등의 발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입법 풍경과 비교해보면 고작 4년 전에 있었던 논의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만큼 딥페이크 성범죄가 단순히 음란물 제작/반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성형 AI의 악의적 사용과 'N번방 사건'부터 공론화 되었 사회공학적 해킹, 그리고 미성년자에 대한 협박/성착취와 같은 문제와 결합하여 더욱 복잡하고 심각한 범죄 양상을 보였다는 점, 그리고 이런 방법에 사람들이 접근하기 너무 쉽다는 점, 한번 온라인 상에 유포되면 완벽한 삭제가 사실상 힘들다는 점에서 사회 문제로 변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찰청 역시 법적 해결책 뿐 아니라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도 칼날을 뽑아 들었습니다.


​허위조작 콘텐츠 탐지와 차단을 위해 감청 필요?

경찰청은 딥페이크/딥보이스 등 진화하는 허위 콘텐츠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딥러닝에 기반한 허위조작 콘텐츠 복합 탐지 기술을 개발, 2025년 27억 원 등 2027년까지 91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쟁점이 생겼는데요. 현재 성폭력처벌법이나 청소년성보호법은 통신비밀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는 감청 대상에서 제외, 감청이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마약범죄와 관련되어 있으면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1항 6호에 근거해 범죄수사를 위한 통신제한조치가 허가될 수 있다는거죠.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 김세희 검사는 "통신비밀보호법 5조 1항 13호가 신설되어야 한다"며, "피해자의 불법·허위영상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수사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해당 영상물을 발견하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게 차단을 요청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며 "인간의 DNA를 분석하듯 영상의 고유 구성 요소를 분석하는 DNA 필터링 기술 등을 활용해 인터넷 공간을 공유하는 세계 주요국과 업체들이 협약을 맺어서 피해자가 세계 어느 나라의 수사기관에 불법·허위영상물을 신고하더라도 협약의 가맹국과 업체들이 해당 영상물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딥페이크 범죄 방지 해외 사례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

실제 해외에선 이미 디지털 성범죄 관련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70여 개 나라가 가입한 <부다페스트 협약(디지털 범죄 대응 공조를 위한 국제협약)>은 영장이나 국제공조 절차에 정식으로 착수하기 전 업체가 데이터를 강제 보존(Litigation Hold)하도록 규정해두었습니다. 

독일, 미국 등은 독립몰수·민사몰수 등 범죄자를 아직 잡지 못한 경우에도 먼저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범죄수익이 없는 곳에서는 범죄도 자라기 어렵기 때문이죠.

이런 요구에 발맞추어 9월 23일, 법제사법위원회에는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정청래의원 등 10인)이 발의되었습니다. 이 개정안엔 5조 1항에 13호가 추가되는 것이 핵심인데요. 바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아동 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범죄"라는 항목입니다. 

이에 대해 주로 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 지켜지던 개인 통신의 보호가 완전히 무력화,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들은 "(경찰은 무고한 사람도) 범죄자인지 관심 없다. (지난 동탄 무고 신고 사건 처럼) 아무튼 알던 모르던 다 잡아들어가게 될 것", "아청법과 딥페이크법 관련 수사를 근거로 하여 통신보호를 무시하고 테러방지법처럼 경찰이 임의로 패킷을 도/감청 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딥페이크를 명분으로 무차별 감청과 개인정보 유출이 가능할까?

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은 '다음 각호의 범죄를 계획 또는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그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의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허가할 수 있다'고 제약조건을 들고 있습니다. 

1항의 1호에서 12호까지에 있는 수많은 다른 죄에 대해서는 이미 법적으로 통신제한조치가 가능하기도 합니다. 이 법에서 성폭력 범죄와 관련한 조항이 하나 더 추가된다고 해서 갑자기 국가에서 성범죄를 핑계로 아무나 감청할 수 있게 되진 않습니다. 또, '경찰이 몰아가면 감청당해야 한다'는 주장 자체는 사실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동법 6조를 보면 검사는 제5조 1항의 요건이 구비된 경우에만 법원에 통신제한조치를 허가하여 줄 것을 청구해야 합니다.


청구는 필요한 통신제한조치의 종류, 목적, 대상, 범위, 기간, 집행장소, 방법 및 당해 통신제한조치가 제5조 제1항의 허가요건을 충족하는 사유 등의 청구이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하여야 하며, 통신제한조치의 기간은 2개월을 초과하지 못하고, 목적이 달성되었을 경우에는 즉시 종료해야 하죠. 


연장을 청구할 수는 있으나 1년을 초과할 수 없어요. 3년까지 연장이 가능한 것은 내란/외환 등 심각한 경우의 범죄에 한합니다. 거기다 애초에 범죄 용의 사실이 인정된 피의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이며 경찰이 아닌 검찰이 까다로운 서류를 법원에 제출해 법원이 허가했을 때만 통신제한조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과 어긋나 있다는거죠. 심지어 그 통신제한조치 역시 방법이나 기간, 감사 등의 각종 제한 요인을 주렁주렁 매달아놓고 있다는 겁니다.
 

생성형 AI의 사용이 점점 더 확산되고 점점 더 정밀해지는 상황에서 기술과 결합하여 발생한 이번 딥페이크 성착취 사건은 단순히 음란물 제작이나 일탈 범죄라고만 볼 수 없습니다. 

한 개인에게 경제적/사회적 피해를 모두 일으킬 수 있는 종합 범죄의 한 유형으로 진화한 심각한 사회 문제, 사이버보안과 현실에서의 성 문제가 결합한 문제로 봐야합니다. 그런 면에서 입법부가 평소보다 훨씬 빨리 움직인 것은 다 이유가 있는거죠. 

비록 개인의 통신 비밀이라는 사생활 보호에 대한 쟁점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아직까진 헌법을 비롯한 법리 체계와 사법 체계상 아직까지 개인의 통신이 모조리 노출되고 소위 '유죄 추정'에 근거한 무차별 수사가 발생할 것이라는건 억측에 가까워 보입니다.


  • Cyber Security
  • 미국 ESTA(전자여행허가)거절의 이면... 데이터 분석과 개인 프라이버시의 경계
    미국 ESTA(전자여행허가)거절의 이면... 데이터 분석과 개인 프라이버시의 경계

    최근 미국여행시 필요한 ESTA(전자여행허가, Electronic System of Travel Authorization)에 대한 원활한 승인절차 및 진행이 안되면서 국내 유수 기업직원들이 미국 출장을 가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특정 세력에서 일반시민의 SNS 신상정보를 미중앙정보국(CIA)에 신고하기 때문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한상근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특정세력에서 일반인이 아닌 유명인사에 대한 신고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특정세력에서 전세계의 언론들과 유명인 SNS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해외 언론에 나올만한 흉악범으로 지명된 사람은 ESTA발급이 거절된다는 거죠. 과거에도 반복된 괴담 : ESTA 논란과 CIA 연관설의 실체실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보수 성향 네티즌 사이에서 유명인 및 일반인의 SNS를 CIA에 신고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요. 블OO, 디OO와 같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미 대사관측은 여기에 대해 "CIA는 미국 비자 및 이민 신청을 판단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한 주미 대사관은 "미국 비자 및 이민 사안은 미국 국무부와 국토안보부에서 처리한다. 정보 기관은 미국 비자 또는 ESTA(전자여행허가) 신청을 판단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역시 이 소문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습니다. 미국 비자와 이민체류 업무는 정보기관(CIA)의 업무와 전혀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CIA는 중앙정보국으로서, 미국의 안보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종합평가하고 필요한 대상에게 정보를 배포하며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와 관련된 기타 역할과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외국인 비자 발급 및 입국심사와 같은 직무와 무관하죠. 그리고 개인의 정치적 성향은 공식적으로 외국인 비자 심사 지표로 부적합하다 라는 말도 했습니다. 주미대사를 지낸 안호영 경남대 석좌교수는 "CIA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이런 얘긴 처음 듣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6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2018년, CIA에 신고를 당하면 미국에 입국이 금지되고 자녀 유학도 어렵다는 가짜 뉴스가 돌았는데요. 2016년 당시 '일OO' 커뮤니티에서 박근혜 탄핵을 지지한 사람을 신고했다는 인증이 있었던 거죠. JTBC 뉴스룸 측에서는 2018년 12월 4일 팩트 체크를 통해 "주한미국대사관 측에 문의결과, 이런 정보를 예의주시하고는 있었는데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일OO들은 이런 허위 신고와 함께 당시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탄핵 무효 청원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SNS 데이터와 ESTA 거절: 진실과 허구의 경계AI와 LLM(Large Language Model)모델의 발달과 함께 괴담 또한 더욱 확장되어 돌아왔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ESTA 거절에 대해 '<팔란티어>가 ICE(미국이민세관단속국)에 <FALCON>과 ICM(Integrated Case Management system)소프트웨어을 제공해서 대규모 데이터 분석 및 개인 추적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이민자 단속 및 추방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ESTA의 거절이 되는 것이고 CIA에 신고하는 것은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물론 대부분의 가짜뉴스가 그렇듯, 약간의 진실 속에 허위정보를 숨겨두거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영어 약자나 기술 용어를 사용하면서 기만하고 있는 것인데요. 미국은 실제 신청자의 SNS 정보를 수집, 비자 발급 심사 과정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2019년부터 미 국무부는 이민과 비이민 비자 신청서를 개정했습니다. 최근 5년간 사용한 소셜 미디어 아이디를 기록하게 한거죠. 수집하는 정보는 페이스북(메타), 인스타그램, 트위터(X), 링크드인 등 20여가지의 소셜 미디어 아이디이며 이메일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 국외여행 기록, 과거 이민법 위반 여부, 친인척 테러 관련 여부를 밝히게 했습니다. 미국에서 2015년 샌 버너디노 총격 사건 범인이 범행 직전 SNS에 'IS 충성 서약'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SNS 스크리닝을 테러 방지 대책으로 선정하여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또한 ICE는 2014년 팔란티어와 4,1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고 ICM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유지,및 관리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FALCON은 사용자가 복잡한 데이터 세트를 검색, 분석 및 시각화할 수 있는 독점 소프트웨어 제품인데요. FALCON 시스템에는 FALCON Data Analysis and Research for Trade Transparency System (DARTTS), FALCON Search and Analysis System (SA), FALCON-Roadrunner System을 포함한 여러 모듈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FALCON-DARTTS는 자금 세탁, 밀수 및 기타 수출입 범죄를 포함한 무역 기반 범죄와 관련된 데이터의 이상을 살펴봅니다. 이를 통해 FALCON-SA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검색, 분석 및 시각화 할 수 있게 됩니다. 추세 분석을 수행하고 무기 및 기술의 불법 거래와 관련된 조사 단서를 생성하는 것 말입니다. ICM 시스템은 ICE의 기존 TECS 시스템을 현대화, ICE가 부서 내부 및 부서 간 조사 기록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ICM과 외부 정보 저장소 간의 정보 이동을 제어하는 인터페이스 허브, 정보 공유 및 보고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사건 정보를 저장하는 HSI 데이터 웨어하우스, 소환장 또는 기타 수단을 통해 얻은 사건 관련 통신 정보를 저장하는 TLS 애플리케이션(및 Pen-Link와의 인터페이스)인데요. 실제로 ICM 자체가 뭔가 특별하게 하는 것은 없다는 걸 알 수 있죠. EPIC이 지적한 FALCON 시스템: 데이터 분석의 위험성  - (참고링크)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020년, EPIC (Electronic Privacy Information Center)는 ICE/팔란티어의 대량 감시에 사용한 것에 대한 정보 공개법 소송에서 합의, 관련 데이터를 받는 한편 수집하는 데이터를 제한하고 개인정보 보호법에 대한 면제 범위를 좁히고 일상적인 사용 공개를 삭제할 것을 촉구한 적 있습니다. 소송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이죠. 해당 시스템이 현재 상황에서 광범위한 범위로 악용에 가깝게 이용될 가능성은 적으며, 지금의 ESTA 승인 제한 이슈와도 밀접한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ESTA의 승인제한은 지금까지 제도를 악용해왔던 사람들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더 많습니다.다만 괴담과는 별개로 지금까지 설명한 FALCON/ICM은 E-Discovery에서 사용하는 빅데이터 분석 도구와 유사합니다. 기본적으로 E-Discovery의 목적은 많은 양의 전자소송 데이터를 취합, 분석, 그리고 시각화 하며 AI를 보조도구로 사용하여, 사건과 관계 있는 내용을 빠르게 리뷰하기 위함에 있습니다. 실제로 디스커버리 솔루션 절차에서는 이메일, 전자문서까지 모두 확대해 증거를 수집하다 보니 엄청난 분량이 수집됩니다. 사건에 따라 최소한의 인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더라도 수백 GB에서 수 TB 이상을 넘어가는 경우도 많죠. 개별적으로 영리기업에서도 내부 감사를 위해 E-Discovery를 사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해외소송 혹은 내부 감사를 위해 디스커버리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전문 기관에 의뢰하고 있죠. 기술 발전이 불러온 새로운 과제 : 데이터 분석기술과 투명성이번 SNS계정-미CIA 신고사건은 괴담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이 배경에 있는 기술적인 요소와 더불어 우리나라가 고민해봐야 할 요소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최근 3년간 미국 법정에서 특허 관련 피소를 가장 많이 당한 국가는 한국이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영역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유의미한 분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 더욱 증가될 데이터 분석이나 해외 소송, 그리고 더 나아가 오픈 소스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여 안보 등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데이터의 수집과 처리 등이 투명하게 되도록, 또 기술을 받아들여 소송 등에 사용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죠.

    Jan 02 2025

    반도체 산업과 e디스커버리... 영업비밀유출 분쟁과 대응방안
    반도체 산업과 e디스커버리... 영업비밀유출 분쟁과 대응방안

    반도체 산업은 첨단 기술이 집약된 분야로, 글로벌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영업기밀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유출 시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은 법적·기술적·조직적 관점에서 다양한 보호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업비밀유출의 정의, 실제 사례, 법적 대응 방안, 그리고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예방 조치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영업비밀유출의 정의와 보호 요건영업기밀은 단순한 정보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에 따르면, 영업기밀은 공공에 공개되지 않았으며,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기업이 비밀로 유지하는 기술적·경영적 정보를 말합니다. 이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비공지성(일반에 알려지지 않음), 경제적 유용성(가치 있는 정보), 비밀관리성(비밀로 관리됨)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비공지성: 공공에 알려져 있지 않은 정보이어야 합니다. 경제적 유용성: 정보를 통해 실질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밀관리성: 정보 보호를 위한 합리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반도체 산업에서의 영업비밀유출 사례 반도체 산업에서는 기술 인력의 이직이나 경쟁사 간의 기술 유출 시도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2020년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의 연구원들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대형 OLED 양산용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려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주범들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는 등 총 5명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처럼 기술 유출은 기업에 재정적 손실 뿐만 아니라 시장 신뢰도까지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영업비밀유출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 영업비밀유출이 의심될 경우, 기업은 신속하고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형사 고소를 통해 유출자를 처벌하고, 민사 소송을 통해 유출 행위의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유출 행위에 대한 명확한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며, 디지털 포렌식 등을 활용하여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기업의 예방 조치와 내부 관리 영업비밀유출을 방지하려면 내부적으로 철저한 보안 관리와 직원 교육이 필요합니다. 중요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한하고, 비밀 유지 서약서를 받으며, 정기적인 보안 점검을 실시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영업기밀의 유출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영업비밀유출에 대한 신고 포상금 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됩니다.   영업비밀유출 보호를 위한 법적 환경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업기밀에 대한 보호는 주요 이슈입니다. 미국의 DTSA(Defend Trade Secrets Act)와 유럽의 Trade Secrets Directive는 영업기밀 보호를 위한 강력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제공합니다. 한국 역시 부정경쟁방지법과 산업기술보호법을 통해 기술 유출 방지와 처벌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술 유출 신고 포상제, 조기 경보 시스템 등을 도입하여 기업의 기술 보호를 지원하고 있으며, 특허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데이터 보호와 정보 유출 방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에서 영업비밀유출 방지는 단순한 법적 의무를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기업은 법적·기술적·조직적 대응 방안을 강화하여 유출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Dec 31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