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October 2024
연일 불볕더위가 전국을 달구고 있습니다. 서울을 넘어 이제 고랭지라 불리던 태백에까지 폭염경보가 발령되었는데요. 이 시기에는 다들 여름휴가 등 피서를 떠나기 때문에 평소처럼 철저하게 보안에 대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업데이트를 잘 한다는 보안의 십계명 중 하나를 철저히 지킨다 할지라도 보안담당자가 대비를 하지 않거나 자리를 떠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BSOD 사건처럼 업데이트 자체에 하자가 있어서 생긴 문제에서는 보안담당자가 그 즉시 대처해야만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으니까요.
여름 휴가철 다양하게 발생하는 보안 사고 사례
사고는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PKfail 사건처럼 하드웨어와 펌웨어를 연결해주는 보안부팅용 암호화 키가 유출, UEFI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차단해주는 보안 부팅의 기본 기능 자체가 훼손되기도 했고, 사람이 문제가 되었던 정보사 사건도 있었습니다. 정보사 사건 역시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영화 미션 임파서블 1편의 그 유명한 밧줄 스턴트 씬을 기억하실 겁니다. 주인공 에단 헌트가 스스로의 결백을 증명하고 배신자를 찾기 위해 동구권에 있는 미국 스파이 명단을 훔쳐내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였는데요. 이번 사건은 그 정도로 힘들고 어려운 작전 없이도 그 명단이 죄다 유출되었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입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라 흐트러지기 쉬운 지금, 하지만 보안담당자들도 여름은 덥고 힘들죠. 그래서 휴가를 떠나기 전 사전에 철저한 대비를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보안이슈 점검, 비상대응체계 확보, 주의하고 점검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요?
휴가 중 담당자 부재, 보안 관리 허점을 노리는 해킹
먼저 SNS 주의보부터 발령해야겠죠? 이 시기 즈음 각종 티켓이나 예매 할인, 프로모션 등 여름 휴가 이벤트 연락이 많이 오게 됩니다. 이런 피싱에 특히 각별한 주의를 할 필요가 있어요. 여행관련 정보나 할인이벤트 등을 빙자한 피싱 이메일로 고생하고 계시죠?
이럴 때 의심스러운 링크나 APK 파일 다운로드 링크가 포함된 이메일이나 문자가 많아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 여름휴가 기간에 발생할 수 있는 일이 부재 중 직원의 업무를 서로 인계하는 과정에서 업무를 잘 모르는 인계자가 이메일 피싱 공격을 당하는 일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해커들은 부재중 응답으로 쉽게 휴가자를 확인해낼 수 있고, 휴가로 인해 직원이 줄어들어 평소보다 보안을 신경 쓰지 못한다는 것을 눈치채면 이를 악용해 정교한 피싱 공격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가급적 이메일 차단 기능/정책을 꼼꼼하게 설정하고 시스템 로그인 등에는 2FA(이중 인증)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 업무용 장비의 외부 사용 시 보안 주의 사항
거기다 최근 BYOD(Bring Your Own Device)가 증가하는 만큼, 가급적 회사와 연결되는 장비는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불가피한 경우 휴가지에서는 비밀번호가 없는 공개 와이파이(Public Wifi) 등 보안에 취약한 기능의 사용을 자제하고, 장비 도난을 대비한 암호 설정 등을 신경써야 합니다. 또한 신상 정보나 휴가 정보가 노출될 수도 있으니 SNS에서의 휴가지 인증은 휴가가 끝나고 돌아온 뒤에 하는게 좋겠죠?
보안관리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SNS 사용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과거 인스타그램에 항공권(보딩 패스)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노출시켜 올리며 문제가 생긴 적도 있습니다. 항공권에는 이름, 출발일, 예약번호 등 노출된 정보는 악용 가능성이 높은데요.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항공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약 시 가입했던 여권 정보까지 조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정보는 금융사기, 스미싱,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기도 하죠. SNS에서 ‘좋아요’를 모으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가 내 SNS를 악용할 수도 있다는 보안의식을 먼저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보안담당자가 미리 대비해야 할 다양한 외부 공격 방식
한편 직접적인 공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합니다. VPN(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 사설망) 정보가 유출되거나 취약점이 노출될 경우, 또 시스템에 대한 RCE(Remote Code Execution, 원격코드 실행) 취약점 공격을 받으면 손도 쓰지 못한 채 모든 시스템을 장악당할 수 있는데요.
최근 오픈소스에 기반을 둔 다양한 인증 시스템에 대한 제로데이 공격과 시스템 관리자가 작업하는데 사용하는 시스템 도구를 악용해서 공격하는 자급자족(LotL, Living off the Land) 공격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신속 대응체계를 반드시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원격접속 및 접근제어 관리는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죠.
휴가기간 사내 시스템 안정화에 집중하고 대형사고에 항상 대비하며 보안담당자 간 비상연락망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사내 직원들 대상으로 한 교육 실시나 협력/관련업체 직원들이 통제 받지 않고 IDC 등 주요 보안구역을 출입하는 것을 통제하고 최소 근무 인원을 잘 지킬 필요가 있겠죠.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과 서비스를 잘 알고 있는 직원들을 확보해 적정한 교대와 순환근무 계획을 수립 및 이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원격근무가 일반화되면서 휴가지나 원격지에서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인가 및 접근권한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할 것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가급적 이런 원격접속을 차단하는 것이겠죠.
휴가자가 깜빡하고 정리되지 않은 책상과 PC 역시 보안에 취약합니다. 업무 서류와 파일 등을 개인 서랍 속에 보관하고 잠금 장치를 통해 업무환경을 정돈해야 합니다. 중요 데이터를 미리 백업하고 클라우드, 외장하드 등에 분산 보관해 예기치 못한 보안사고에 대비해야 휴가 중에도 보안사고나 재난 발생의 위험은 언제든지, 아니 더 심할 수 있기 때문이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보다 기존에 사용하던 정보보호 체계에 대한 비상대응체계를 착실히 점검하고 정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