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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커에게 1,000만 달러 현상금이? 날로 심각해지는 북한 해킹 공격 사례와 기업 보안 주의점

18 October 2024

유명한 일본 만화인 <원피스>에서는 지명수배에 걸린 현상금이 일종의 전투력 취급을 받습니다. 재미있게도 해커들 사이에서도 개인에게 걸린 현상금이 일종의 명예나 전투력처럼 불리는데요. 

미국 국무부는 ‘정의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테러 방지, 테러리스트 지도자 체포, 미국 안보에 대한 위협 해소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 사람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 현상금 목록에 북한의 해커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미 정부, 북한 해커 림종혁에게 1,000만 달러 현상금 걸어 

미 정부는 최근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그룹 안다리엘 소속 해커 림종혁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최대 1,000만 달러(약 138억원)의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FBI는 림종혁(Rim Jong Hyok)이 캔자스주 연방 지방법원에서 컴퓨터 해킹 및 돈세탁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는데요. 

구체적 범죄 혐의는 랜섬웨어를 퍼트려 미국 병원과 의료회사 컴퓨터에 침입해 돈을 강탈하고 그 수익금을 세탁해 미국, 한국, 중국의 정부 및 기술회사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해킹을 위한 인터넷 서버 구매 등입니다.

또한 미 국무부는 림종혁이 '안다리엘'이라는 해킹 그룹에 소속, 미국의 의료서비스 업체 5곳, 미국 기반 방위 계약업체 4곳, 미국 공군 기지 2곳, 미 항공우주국(NASA) 감찰관실 등에 피해를 줬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안다리엘은 미국 병원 및 의료서비스 업체의 컴퓨터 시스템에 랜섬웨어를 설치, 의료 검사 및 전자 의료 기록 등에 사용되는 병원 등의 컴퓨터를 암호화시키고 의료서비스를 중단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캔자스의 한 병원은 2021년 5월 이 랜섬웨어 '마우이'가 가한 암호화 공격을 풀기 위해 10만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지급한 뒤 FBI에 이를 알렸는데요. 병원이 지급한 비트코인은 중국의 은행으로 이체됐으며 중국 단둥의 ‘조중 친선 다리’ 인근 ATM에서 인출되었다고 보도된 바 있습니다.


​해킹의 범죄 수익금이 또 다른 범죄 자금으로 활용

문제는 이 범죄 수익금이 또 다른 범죄 자금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이 자금은 미국 정부 기관, 미국과 해외의 방위 계약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에 사용되었습니다. 2022년 11월 시작된 이 작전을 통해 이들은 항공기와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재료 관련 미분류 기술 정보 등 30GB 이상의 데이터를 빼갔다고 하는데요. 현재 림종혁은 평양 및 신의주에 있는 군 정보기관 사무실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며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해커가 미 사법당국의 추적과 기소를 받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FBI는 과거 2021년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 소속 박진혁과 김일, 전창혁을 지명 수배한 바 있는데요. 이들은 2014년 소니 영화사 해킹과 2017년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을 일으킨 혐의로 미 법무부에 기소된 적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거주하는 이들의 특징 상, 실제 체포까지 이어지진 못했죠. 림종혁 역시 체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

이런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국제사회는 꾸준히 우려를 표시해 왔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UN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달 20일 사이버 안보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전 세계의 위험한 사이버 공격 배후에 있는 범죄자 네트워크를 붕괴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북한을 거론했는데요. 

특히 "지난 4월 열린 아리아 포물러 회의에서 강조되었듯 여기에는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도 포함된다"며 "이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사용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 당국은 사이버 공격 사실을 부인하며 이 같은 지적에 반발해 왔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022년 2월 7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있지도 않은 우리의 사이버공격, 가상화폐 절취설을 내돌리는 미국의 비열한 행위를 우리 국가의 영상 훼손으로, 주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과 도전으로 보고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적도 있습니다.


​북한의 주요 해킹 그룹 3곳과 대표적 공격 수법 

북한의 알려진 해킹 그룹은 3곳으로 각각 라자루스, 안다리엘, 김수키로 불립니다. 이들은 올해 연초에 국내 방산기업을 타깃으로 사이버 공격을 수행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찰청에 따르면 "북한 해커조직은 방산기술 자료를 훔치기 위해 사이버 공격을 수행했다. 국내 방산업체 총 83곳 중 10여 곳이 해킹 당했다"고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일부 피해업체들은 경찰의 연락을 받기 전까지도 해킹 피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각각의 해킹조직은 대표적 공격 수법이 다르다는 겁니다. 라자루스 해킹조직은 망 연계 시스템의 관리 소홀을 틈타 내부망으로 침입했습니다. 방산업체 외부망 서버를 해킹, 해커들은 악성코드에 감염시킨 후 테스트 목적으로 열려있는 망 연계 시스템의 포트를 통해 회사 내부망까지 장악했던건데요. 이 내부망 핵심 자료를 크롤링해 국외에 있는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빼돌렸습니다. 내부망 컴퓨터 6대에서 자료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으며, 피해업체와 국외 클라우드 서버 등 분석을 통해 유출된 자료의 흔적이 확인되었죠. 

안다리엘은 방산 협력업체의 서버를 유지 보수하는 업체 직원의 계정을 탈취, 악성코드를 감염시켜 방산 자료를 유출했는데요. 해커들은 방산 협력업체 등을 원격으로 유지 보수하는 업체 엔지니어의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개인 계정을 탈취했습니다. 흔히들 외부 계정과 사내 계정을 동일하게 사용하는데요. 이러면서 사내 계정까지 모조리 뚫려버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해커들은 계정정보를 탈취해 악성코드를 원격으로 설치, 계정정보를 탈취하고 사내 메일로 접속해 메일 송수신 자료를 탈취했습니다. 

김수키는 사내에서 사용하는 그룹웨어 메일 서버의 취약점을 악용했습니다. 메일 솔루션의 취약점 중 로그인 없이 외부에서 메일로 송수신한 대용량 파일을 다운로드 할 수 있던 기능이 있었던 것인데요.


​나날이 진화하는 북한 해킹 공격과 대처 방안

거기다 최근에는 국군정보사령부 소속으로 대북 첩보활동을 하는 요원들의 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정보가 유출된 경로는 현역 군인 출신으로 정보사에서 군무원으로 근무하는 개인의 노트북이 유실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사자는 자신의 노트북이 해킹 당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는데요. 망이 분리되어 있어 온라인을 통한 외부 해킹이 불가능한 정보사 내부 컴퓨터에서 데이터가 유실되었다는 점에서 라자루스의 연계 시스템 해킹 수법, 혹은 안다리엘의 공개 계정 정보 해킹 수법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공격 사례를 보면 외주 솔루션이나 원격 관리 등을 수행하는 업체를 목표로 하여 공격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원격 관리를 통한 기술 지원이 흔해지면서 이런 기능을 악의적으로 오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전적인 해킹 수법인 키보드 입력을 탐지, 각종 정보를 탈취하는 키로거(Key Logger) 악성코드나 클립보드를 로깅하는 코드를 몰래 설치하기도 했죠. 

이들의 공격 범위도 점차 확장, 안보 관련 정보나 기업에만 침투하지 않고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 공격도 증가하고 있는 경향성이 있기에 각 기업 역시 보안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 사용자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메일의 첨부 파일이나 웹 페이지에서 내려받은 실행 파일을 특히 주의해야 하고, 보안관리자들은 꾸준한 업데이트나 정책 관리, 모니터링을 하면서 보안 위협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인텔렉추얼데이터는 전자증거개시를 위해 기업의 중요 데이터를 취급하는 만큼, 서버 보안에서부터 각 구성원의 엔드포인트 보안까지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기적인 임직원 보안 교육과 보안 체계 점검을 통해 중요 계정 정보 및 데이터 유출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보다 안전한 전자증거개시 전문기업을 찾으신다면, 대한민국 eDiscovery의 절대적 기준! 인텔렉추얼데이터와 만나보세요. 

  • Cyber Security
  • 전자증거개시 진행 시 불리한 증거를 고의로 감춘다면?
    전자증거개시 진행 시 불리한 증거를 고의로 감춘다면?

    영미법 상 민사 소송에서 필수적인 절차로 진행하는 전자증거개시 제도, 국내 기업들도 해외, 특히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소송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제도이다 보니 다소 낯설기도 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아직 많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전자증거개시 규정을 어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소송 당사자가 스스로 불리한 증거를 공개한다고?국내 소송 기준으로 쉽게 이해 혹은 납득이 안되는 부분은 대부분 스스로 증거를 공개하는 디스커버리의 방식일 것입니다. 국내 민사소송에서는 각 소송 당사자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증거를 직접 수집하여 법원에 제출하지만, 미국 민사소송에서는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송 관련 증거를 스스로 정리해서 제출해야 합니다.물론 제출하는 증거 속에는 당사자에게 유리한 내용도, 불리한 내용도 포함되게 됩니다. 미국 소송 당사자인 양측이 소송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기 때문에 국내 소송과 달리 증거 수집의 절차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만약 불리한 증거를 숨기거나 조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이런 미국 민사소송의 증거 수집을 위한 전자증거개시 절차를 알게 되면 당연한 의문이 하나 들게 됩니다. 증거를 숨기거나 조작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 말입니다. 특히 전자증거는 종이로 된 서류보다 조작이나 파기가 더 쉽기 때문에 전자증거개시를 회피하고자 하는 유혹이 더 강할 수 있습니다. 만약 진행하는 민사소송이 수백억, 수천억원대 규모라면 더더욱 재판의 결과를 좌우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거나 조작하고 싶지 않을까요?물론 미국 법원에서도 소송 중 전자증거개시 규칙을 위반한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위반 사례가 많은 편은 아니며, 대부분의 전자증거개시 절차는 완전히 투명하게 상호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고의로 전자증거개시 절차와 규칙을 위반하면? 벌금부터 최대 패소까지!이처럼 전자증거개시를 철저하게 지키는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위반 시 아주 강력한 제재(Sanction)가 가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국 소송 중 전자증거개시에 관한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해지는 제재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징벌적 벌금 및 상대방 소송 비용에 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제재, 특정 주장 또는 반론을 금지하거나 법원에 증거 관련 사안의 제출을 금지하는 ‘의의/방어 제지’ 그리고 판사가 공식적으로 배심원에게 ‘불리한 사실’로 추정하도록 지시하는 ‘불리한 추정’ 등의 제재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제재는 재판 없이 소송에서 한 당사자가 승소한 것으로 결정하는 ‘궐석 재판’입니다. 이럴 경우 자칫하면 대규모 민사 소송에서 패소하여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입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매우 강력한 법원의 조치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전자증거개시를 고의로 위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다만 고의성이 없더라도 증거를 누락하거나 훼손할 경우 제재가 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미국 민사소송 진행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기업과 함께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인텔렉추얼데이터는 지난 5년간 150건 이상의 누적 진행 케이스 경험을 갖춘 전자증거개시 전문기업으로 국내 기업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과 전문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Oct 22 2024

    다시 시작된 기아 보이즈의 악몽? 미국 자동차 시장의 특수성과 API 취약점이 만든 새로운 차량 해킹 위협
    다시 시작된 기아 보이즈의 악몽? 미국 자동차 시장의 특수성과 API 취약점이 만든 새로운 차량 해킹 위협

    2022년 8월, 틱톡에서 소위 'Kia Challenge'라며 현대/기아 자동차를 훔치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구형 현대/기아 자동차를 노려 도둑질하는 영상이 유행처럼 번진 것인데요. 이런 도둑질을 하는 10대 비행 청소년들은 일명 '기아 보이즈(Kia boys)'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들에게 특히 현대/기아차가 먹잇감이 되었던 것은 취약한 보안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 장치가 없어 쉽게 훔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엔진 이모빌라이저에서 시작된 기아 보이즈 사태엔진 이모빌라이저는 도난 방지용 시동 제어장치로, 자동차 키를 꽂는 곳에 특정 암호를 저장한 칩을 내장하는 장치입니다. 차주가 이 암호와 같은 번호를 가진 자동차 키를 꽂아야 잠금장치가 해제되고 자동차에 시동이 걸리게 되죠.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은 차량 내 이모빌라이저 장착을 법으로 의무화했으며,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스마트키·버튼 시동 시스템 또한 이모빌라이저 기능을 기본으로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선택 사항이었고, 구 현대/기아차의 취약점이 노출됐죠.실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는 신고가 들어온 도난 차량 가운데 66%가 현대/기아차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는데요. 현대는 부랴부랴 모든 판매 차량에 자체적으로 이모빌라이저를 표준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버전 차량들에는 문제가 있었죠. 이런 이유로 미국의 대형 자동차보험사 일부는 현대/기아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아예 신규 보험가입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도 막지 못한 차량 도난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 현대자동차측은 도난방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 추산치로 약 830만대 규모의 업데이트를 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업데이트 이후 15시간만에 2020년 기아 옵티마(K5)가 도난을 당한 것이죠. 전문가들은 USB 케이블을 이용한 기존 도난 수법이 적용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현대자동차 미국 법인측은 보완책으로 보안 키트를 추가로 개발해 고객들에게 제공했습니다. "우리가 제조한 차량은 모든 미국 안전 기준에 부합하거나 초과한다"면서도 "차량 절도 방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새 보안키트를 10월 1일부터 판매하겠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소송은 막지 못했습니다. 미국 내 여러 주에서 현대기아를 상대로 도난사건 발생에 관련해 집단소송이 제기되었죠. 위스콘신을 포함한 7개 주 법원에서는 최근 '설계 결함으로 차량이 도난당했다'며 현대차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었는데요. 현대측은 미국 당국이 요구하는 도난 방지 요건을 갖췄다고 맞섰지만 결국 최대 2700억 원 가량의 현금 보상이라는 합의점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차량 번호만 알면 원격 제어 가능? 새로운 차량 해킹 악몽문제는 현대에게 또 시련이 다가왔다는 겁니다. 차량 번호만 알고 있으면 원격제어가 가능한 희대의 취약점이죠. 지난 26일, 화이트 해커이자 취약점 현상금 사냥꾼 샘 커리는 자신의 유튜브에 '기아툴(Kia Tool)'이라는 커스텀 어플리케이션으로 2022년형 기아 EV6를 해킹하는 모습을 직접 게시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던 걸까요?그 원인은 취약한 API 구조와 미국 시장의 특수성에 있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차량 딜러의 권한은 꽤나 큰데요. 우리나라에서 차량을 구매할 때는 자동차 제조 회사에 소속된 영업사원과 대리점에서 상담을 하게 됩니다. 영업사원을 거치는 구조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동차 제조 회사에서 직접 고객이 사는 거죠. 고객은 원하는 차에 대한 옵션을 선택하고 대리점에서는 이걸 주문해 주는거죠. 주문대로 공장에서 생산해 주는거고요.하지만 미국은 '딜러가' 원하는 차를 딜러가 미리 주문해서 받고, 그것을 다시 고객에게 파는 시스템입니다. 또 한국과 달리 딜러는 각 주의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와 협상하여 번호판을 발급해주는 역할도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권한이 상당히 강력합니다. 고객들 차대 번호만 알고 있으면 고객 개인정보를 모조리 출력해 볼 수도 있고, 차량 소유주의 개인정보를 임의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 딜러가 되기 위해선 교육을 이수하고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합니다만, 이렇게 잠재적으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것 자체부터 보안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로 일어났죠.사물인터넷(IoT) 기능 위한 API에서 발견된 보안 취약점기아자동차 역시 시대에 맞춰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자동차 잠금을 해제하는 등의 원격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WebAPI를 사용해서 통신합니다. 문제는 이 API 서버의 구조였습니다. 앞서 딜러의 역할이 크고 많은 것을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딜러의 세션 키와 VIN, 차대 번호만 알고 있으면 특정 차량의 소유자 정보를 변경할 수 있게 됩니다.문제는 딜러로 가입해서 세션 키를 발급받는 것은 별다른 제약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딜러 시스템과 API 서버는 분명히 별개로 분리되어 있었지만, 이 딜러 시스템이 API 서버와 거의 동일한 API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서 도메인 앞부분만 변경하면 거의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공격자는 임의로 딜러 토큰을 생성하고 → 해당 토큰으로 공격 대상 차량의 VIN을 입력해서 개인정보를 받은 뒤 → 차량 소유자 개인정보를 공격자로 변경하고 → 차량 원격 조작 API 서버에 붙어 원격 조작을 수행, 차량을 탈취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그런데 이 취약점이 현대차에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게 문제입니다. 벤츠, BMW, 모든 일본차 브랜드, 심지어 롤스로이스까지 완전히 동일한 방식으로 차량을 탈취할 수 있었던 겁니다. 벤츠의 경우 이 딜러 계정으로 웹 사이트의 소스 코드가 담긴 Git 보관소에 접근할 수 있기까지 했습니다. 이것은 사람에 대한 라이선스 발급과 교육 등으로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았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비지니스 로직 자체가 취약점을 가지고 있고, 가장 약한 취약점 고리가 드러나는 순간 보안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API의 근본적 보안 문제, 기술적인 안전장치 필요해기본적으로 API는 숨길 수 없고, 쉽게 찾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또한 요즘 차량들은 모두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서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많기도 하죠. 물론 이 취약성은 지난 6월에 발견, 9월 26일에 모두 조치되었음이 확인 및 공개되어서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으로 차량을 탈취당한 피해자도 아직까지는 없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취약점으로 12개 완성차 브랜드 웹사이트를 해킹할 수 있었했고, 수백만대 차량을 원격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이번 사건에 대해 스테판 새비지 교수는 "스마트폰 지원 기능을 통해 젊은 층에 어필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웹사이트를 통해 차량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취약점을 늘렸다. 이러한 사용자 기능과 클라우드 기능을 휴대폰에 연결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공격이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많은 기업들이 보안 프로세스를 채택하면서 기술적인 방어만 중시하기도 하고, 업무체계 부분의 방어만을 중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항상 보안 취약점은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를 끊고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그 고리가 제도 등의 문제로 개선될 수 없다면, 단순히 라이선스를 소유한 사람의 도덕성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이중 삼중의 방어장치를 통해 보다 더 꼼꼼한 방어 조치가 수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Oct 18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