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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터진 일본 대형 보안 사고? 대규모 정보 유출로 드러난 일본 보안업계의 민낯!

18 October 2024

라인 경영권 문제로 불거진 한일간 문제가 채 꺼지기도 전에 이번엔 일본에서 대형 보안 사고가 발생, 대량의 데이터가 유출되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일본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 카도카와(KADOKAWA)가 해킹 피해를 당해 핵심 데이터 1.5TB 가량이 유출, 심지어는 일반 대중에 공개되었는데요. 이번 해킹은 지난 6월 8일 발생한 DDOS 공격으로 인해 시작되었습니다.


DDOS 공격으로 드러난 보안 취약점

이 DDOS 공격 과정에서 '무단 로그인 시도'가 급증했었는데요. 업계에서는 유출된 계정 정보를 이용해 타 서비스에 불법 로그인을 시도하는 공격인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무단 로그인 시도를 겪은 유저들은 해당 시도가 급증한 시기와 카도카와가 해킹 공격을 당한 시기가 일치한다며, 둘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어떤 방식으로 침입해 들어갔는지에 대한 기술적 분석이 다 나오진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카도카와의 모든 데이터는 해커들에게 장악 당했습니다.

이날 있었던 DDOS 공격 과정에서 카도카와의 데이터베이스 관리가 허술한 점을 해킹 조직이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해킹하는 과정에서 모든 DB의 관리자 비밀번호가 통일되어 있었던 점과 오랜 기간 업데이트되지 않은 채 암호화도 적용되지 않은 DBMS를 사용하고 있었고, 거기다 수많은 보안 취약점까지 노출하고 있던 버전이라는 점, 그리고 DDOS 공격에 눈이 멀어 추가적인 타 시스템에 대한 공격 시도를 제대로 모니터링조차 하지 않았던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이어진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해 ニコニコサ-ビス(니코니코서비스), KADOKAWA 오피셜 사이트, エビテン(에비텐), Dwango, 카도카와가 운영하는 학교 등 카도카와의 여러 서비스가 잇따라 중단되었습니다. 이번 랜섬웨어와 관련해 블랙수트(BlackSuit)라는 랜섬웨어 조직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다크웹에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해당 조직은 예전에 한국의 골프존을 해킹, 200만명이 넘는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적도 있는 유명한 해킹 조직입니다.


​핵심 데이터 유출로 이어진 랜섬웨어 공격 

이들은 랜섬웨어 공격으로 서비스를 마비시키면서 1.5TB에 달하는 핵심 데이터를 유출했습니다. 블랙수트는 카도카와와의 협상에서 두 차례의 몸값을 요구했는데요. 카도카와는 1차적으로 298만 달러를 지급했으나 추가적인 825만 달러를 요구하는 해킹 그룹의 요구를 도저히 맞출 수 없었습니다. 

블랙수트는 7월 1일을 기한으로 내세우며 자신들이 확보한 니코니코동화 회원들의 개인 정보와 댓글 등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하면서 카도카와 사장 나츠노 고의 X(舊 트위터) 계정을 탈취하고 내부 정보를 일부 공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카도카와측은 몸값 요구에 응했냐는 질문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으나, 정작 가와카미 미츠오 이사가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 급전을 확보하는 등의 어설픈 대처가 드러나면서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해당 정보 목록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계약서, 다양한 법률 관련 문서, 플랫폼 이용자들 데이터를 시작으로 직원들 데이터, 향후 사업 계획안 등 핵심 기업 자료, 프로젝트에 사용된 각종 소스 코드, 신용카드 결제 목록을 비롯한 각종 파이낸스 데이터, 그 외 내부 기밀 정보들이었고 심지어는 협박을 위한 데이터 샘플로 카도카와 사장의 운전면허증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엘든 링, 소울 시리즈로 유명한 카도카와의 자회사인 프롬 소프트웨어의 내부 데이터까지 공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카도카와측은 이에 대해선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 과거 2023년 락스타 게임즈와 인섬니악이 랜섬웨어 공격을 통한 내부 정보 유출로 큰 피해를 본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우려가 되었죠.


​데이터 센터 자체를 감염시켜 민감한 개인 정보 대량 유출 

이번 해킹 사건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카도카와가 자체적인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 자체가 랜섬웨어에 감염되어 모든 서비스가 중단되었다는 것인데요. 모든 가상머신이 장악되다보니 카도카와측에서는 클라우드 서버를 종료시켜 대응하려 했으나 공격자가 또 다른 곳에서 종료된 서버를 재기동, 감염을 확산시키기도 했습니다. 

카도카와측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내부 인트라넷을 포함한 업무 시스템을 정지시키는 한편 가부키쵸에 있는 오피스로의 출근도 모조리 금지시켰으나 공격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문제는 7월 2일자로 공개 유출된 각종 데이터였습니다. Dwango 학원측은 7월 3일 공지를 통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학교법인 카도카와드완고학원의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됐다"며 "유출된 개인정보는 N중등부·N고등학교·S고등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학부모 중 일부의 개인정보, 당사가 거래하는 일부 창작자와 개인사업자 및 법인과의 계약서, 악곡 수익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일부 크리에이터, 일부 전직 직원이 운영하는 회사 정보 등"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내 정보로는 계약직, 파견직, 아르바이트, 일부 퇴직자를 포함한 전 종업원의 개인정보, 관련 회사 일부 직원의 개인정보, 법무관련 서류를 포함한 사내 문서 등도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는데요.

건조한 공지와 달리 실상은 조금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Dwango 직원들의 신용카드 청구 내역, 쇼핑하는 마트 매장명, 이용하는 IC명까지 상세히 나와있었는데요. 직원들의 사생활이 여과없이 프로파일링 되고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거기다 또 다른 티켓 사이트 유출 자료에서는 라이브 티켓 판매량, 수익, 수수료, 소속사 송금 등 다양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한편 회사에 입사 지원한 인원의 이름, 출신학교, 전공, 코멘트가 노출되었고, 심지어 카도카와드완고학원(중/고등학교)에서 보관하고 있던 학생들의 사생활과 신상명세, 성적 관련 자료, 생활기록부 자료가지 모조리 노출되었습니다. 

이 와중에 니코니코서비스를 이용하며 익명으로 활동하던 버추얼 스트리머(버튜버)들의 실명, 주소 기록까지 노출되면서 여성 스트리머에게 스토킹이 일어나는 등의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민감 데이터 유출에 따른 후폭풍

데이터들이 공개되면서 해킹과는 별개로 카도카와측이 이런 민감한 데이터를 과도한 범위로 보유하고 있는것이 옳은가에 대해 곳곳에서 갑론을박이 일어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적절한 조치조차 하지 않은 채 면접자들이나 학생들에 대해 '못생겼다', '역겹다'와 같은 폭언에 가까운 코멘트를 했었다는 사실도 죄다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카드번호나 마이넘버카드(일본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초민감정보에 대해서는 암호화나 마스킹처리조차 하지 않은 채 원문 데이터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도 확인되었습니다.

보안업계에서는 '라인 사건은 여기에 비하면 피해 규모가 작다 못해 없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최초 라인에서 발생한 보안 취약점도 일본 업체가 원인이었는데요. 지난 24일 네이버가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설명을 보면, 네이버 클라우드는 일본 기업 트렌드마이크로에서 개발한 보안솔루션을 사용하고 있고, 여기서 악성코드 감염이 이루어졌다고 분석되었습니다. 

이 회사의 보안솔루션은 트렌드마이크로가 추천한 한국 내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데,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진 악성코드 감염은 트렌드마이크로가 지정한 파트너사 직원 피시(PC)에서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 위원장실에 "네이버 클라우드가 트렌드마이크로가 추천한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어 트렌드마이크로의 보안솔루션을 이용하고 유지 보수까지 맡기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최 위원장은 "라인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운영을 책임진 네이버 쪽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순 없지만, 실제로는 보안 솔루션을 담당한 일본 기업과 그 파트너사의 보안에 구멍이 생겨서 벌어진 것"이라며 "그런데도 일본 정부가 노골적인 네이버 몰아내기로 기업활동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이라면 보안을 빌미로 라인을 인수하려고 드는 일본정부와 일본 보안업계의 민낯을 제대로 드러내는 셈이 되는 것이라 많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해외 소송에서 필수적인 e디스커버리 진행 시 불가피하게 기업의 중요 정보와 데이터를 다루게 됩니다. 국내 데이터 센터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민감 정보의 해외 유출을 방지할 수 있고 데이터 보안과 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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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yber Security
  • 전자증거개시 진행 시 불리한 증거를 고의로 감춘다면?
    전자증거개시 진행 시 불리한 증거를 고의로 감춘다면?

    영미법 상 민사 소송에서 필수적인 절차로 진행하는 전자증거개시 제도, 국내 기업들도 해외, 특히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소송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제도이다 보니 다소 낯설기도 하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아직 많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전자증거개시 규정을 어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소송 당사자가 스스로 불리한 증거를 공개한다고?국내 소송 기준으로 쉽게 이해 혹은 납득이 안되는 부분은 대부분 스스로 증거를 공개하는 디스커버리의 방식일 것입니다. 국내 민사소송에서는 각 소송 당사자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증거를 직접 수집하여 법원에 제출하지만, 미국 민사소송에서는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송 관련 증거를 스스로 정리해서 제출해야 합니다.물론 제출하는 증거 속에는 당사자에게 유리한 내용도, 불리한 내용도 포함되게 됩니다. 미국 소송 당사자인 양측이 소송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기 때문에 국내 소송과 달리 증거 수집의 절차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만약 불리한 증거를 숨기거나 조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이런 미국 민사소송의 증거 수집을 위한 전자증거개시 절차를 알게 되면 당연한 의문이 하나 들게 됩니다. 증거를 숨기거나 조작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 말입니다. 특히 전자증거는 종이로 된 서류보다 조작이나 파기가 더 쉽기 때문에 전자증거개시를 회피하고자 하는 유혹이 더 강할 수 있습니다. 만약 진행하는 민사소송이 수백억, 수천억원대 규모라면 더더욱 재판의 결과를 좌우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거나 조작하고 싶지 않을까요?물론 미국 법원에서도 소송 중 전자증거개시 규칙을 위반한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위반 사례가 많은 편은 아니며, 대부분의 전자증거개시 절차는 완전히 투명하게 상호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고의로 전자증거개시 절차와 규칙을 위반하면? 벌금부터 최대 패소까지!이처럼 전자증거개시를 철저하게 지키는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위반 시 아주 강력한 제재(Sanction)가 가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국 소송 중 전자증거개시에 관한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해지는 제재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징벌적 벌금 및 상대방 소송 비용에 대한 벌금을 부과하는 제재, 특정 주장 또는 반론을 금지하거나 법원에 증거 관련 사안의 제출을 금지하는 ‘의의/방어 제지’ 그리고 판사가 공식적으로 배심원에게 ‘불리한 사실’로 추정하도록 지시하는 ‘불리한 추정’ 등의 제재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제재는 재판 없이 소송에서 한 당사자가 승소한 것으로 결정하는 ‘궐석 재판’입니다. 이럴 경우 자칫하면 대규모 민사 소송에서 패소하여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입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매우 강력한 법원의 조치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전자증거개시를 고의로 위반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다만 고의성이 없더라도 증거를 누락하거나 훼손할 경우 제재가 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미국 민사소송 진행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기업과 함께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인텔렉추얼데이터는 지난 5년간 150건 이상의 누적 진행 케이스 경험을 갖춘 전자증거개시 전문기업으로 국내 기업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과 전문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Oct 22 2024

    다시 시작된 기아 보이즈의 악몽? 미국 자동차 시장의 특수성과 API 취약점이 만든 새로운 차량 해킹 위협
    다시 시작된 기아 보이즈의 악몽? 미국 자동차 시장의 특수성과 API 취약점이 만든 새로운 차량 해킹 위협

    2022년 8월, 틱톡에서 소위 'Kia Challenge'라며 현대/기아 자동차를 훔치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구형 현대/기아 자동차를 노려 도둑질하는 영상이 유행처럼 번진 것인데요. 이런 도둑질을 하는 10대 비행 청소년들은 일명 '기아 보이즈(Kia boys)'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들에게 특히 현대/기아차가 먹잇감이 되었던 것은 취약한 보안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 장치가 없어 쉽게 훔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엔진 이모빌라이저에서 시작된 기아 보이즈 사태엔진 이모빌라이저는 도난 방지용 시동 제어장치로, 자동차 키를 꽂는 곳에 특정 암호를 저장한 칩을 내장하는 장치입니다. 차주가 이 암호와 같은 번호를 가진 자동차 키를 꽂아야 잠금장치가 해제되고 자동차에 시동이 걸리게 되죠.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은 차량 내 이모빌라이저 장착을 법으로 의무화했으며,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스마트키·버튼 시동 시스템 또한 이모빌라이저 기능을 기본으로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선택 사항이었고, 구 현대/기아차의 취약점이 노출됐죠.실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는 신고가 들어온 도난 차량 가운데 66%가 현대/기아차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는데요. 현대는 부랴부랴 모든 판매 차량에 자체적으로 이모빌라이저를 표준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버전 차량들에는 문제가 있었죠. 이런 이유로 미국의 대형 자동차보험사 일부는 현대/기아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아예 신규 보험가입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도 막지 못한 차량 도난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 현대자동차측은 도난방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 추산치로 약 830만대 규모의 업데이트를 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업데이트 이후 15시간만에 2020년 기아 옵티마(K5)가 도난을 당한 것이죠. 전문가들은 USB 케이블을 이용한 기존 도난 수법이 적용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현대자동차 미국 법인측은 보완책으로 보안 키트를 추가로 개발해 고객들에게 제공했습니다. "우리가 제조한 차량은 모든 미국 안전 기준에 부합하거나 초과한다"면서도 "차량 절도 방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새 보안키트를 10월 1일부터 판매하겠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소송은 막지 못했습니다. 미국 내 여러 주에서 현대기아를 상대로 도난사건 발생에 관련해 집단소송이 제기되었죠. 위스콘신을 포함한 7개 주 법원에서는 최근 '설계 결함으로 차량이 도난당했다'며 현대차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었는데요. 현대측은 미국 당국이 요구하는 도난 방지 요건을 갖췄다고 맞섰지만 결국 최대 2700억 원 가량의 현금 보상이라는 합의점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차량 번호만 알면 원격 제어 가능? 새로운 차량 해킹 악몽문제는 현대에게 또 시련이 다가왔다는 겁니다. 차량 번호만 알고 있으면 원격제어가 가능한 희대의 취약점이죠. 지난 26일, 화이트 해커이자 취약점 현상금 사냥꾼 샘 커리는 자신의 유튜브에 '기아툴(Kia Tool)'이라는 커스텀 어플리케이션으로 2022년형 기아 EV6를 해킹하는 모습을 직접 게시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던 걸까요?그 원인은 취약한 API 구조와 미국 시장의 특수성에 있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차량 딜러의 권한은 꽤나 큰데요. 우리나라에서 차량을 구매할 때는 자동차 제조 회사에 소속된 영업사원과 대리점에서 상담을 하게 됩니다. 영업사원을 거치는 구조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동차 제조 회사에서 직접 고객이 사는 거죠. 고객은 원하는 차에 대한 옵션을 선택하고 대리점에서는 이걸 주문해 주는거죠. 주문대로 공장에서 생산해 주는거고요.하지만 미국은 '딜러가' 원하는 차를 딜러가 미리 주문해서 받고, 그것을 다시 고객에게 파는 시스템입니다. 또 한국과 달리 딜러는 각 주의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와 협상하여 번호판을 발급해주는 역할도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권한이 상당히 강력합니다. 고객들 차대 번호만 알고 있으면 고객 개인정보를 모조리 출력해 볼 수도 있고, 차량 소유주의 개인정보를 임의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 딜러가 되기 위해선 교육을 이수하고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합니다만, 이렇게 잠재적으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것 자체부터 보안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로 일어났죠.사물인터넷(IoT) 기능 위한 API에서 발견된 보안 취약점기아자동차 역시 시대에 맞춰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자동차 잠금을 해제하는 등의 원격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WebAPI를 사용해서 통신합니다. 문제는 이 API 서버의 구조였습니다. 앞서 딜러의 역할이 크고 많은 것을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딜러의 세션 키와 VIN, 차대 번호만 알고 있으면 특정 차량의 소유자 정보를 변경할 수 있게 됩니다.문제는 딜러로 가입해서 세션 키를 발급받는 것은 별다른 제약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딜러 시스템과 API 서버는 분명히 별개로 분리되어 있었지만, 이 딜러 시스템이 API 서버와 거의 동일한 API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서 도메인 앞부분만 변경하면 거의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공격자는 임의로 딜러 토큰을 생성하고 → 해당 토큰으로 공격 대상 차량의 VIN을 입력해서 개인정보를 받은 뒤 → 차량 소유자 개인정보를 공격자로 변경하고 → 차량 원격 조작 API 서버에 붙어 원격 조작을 수행, 차량을 탈취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그런데 이 취약점이 현대차에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게 문제입니다. 벤츠, BMW, 모든 일본차 브랜드, 심지어 롤스로이스까지 완전히 동일한 방식으로 차량을 탈취할 수 있었던 겁니다. 벤츠의 경우 이 딜러 계정으로 웹 사이트의 소스 코드가 담긴 Git 보관소에 접근할 수 있기까지 했습니다. 이것은 사람에 대한 라이선스 발급과 교육 등으로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았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비지니스 로직 자체가 취약점을 가지고 있고, 가장 약한 취약점 고리가 드러나는 순간 보안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API의 근본적 보안 문제, 기술적인 안전장치 필요해기본적으로 API는 숨길 수 없고, 쉽게 찾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또한 요즘 차량들은 모두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서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많기도 하죠. 물론 이 취약성은 지난 6월에 발견, 9월 26일에 모두 조치되었음이 확인 및 공개되어서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으로 차량을 탈취당한 피해자도 아직까지는 없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취약점으로 12개 완성차 브랜드 웹사이트를 해킹할 수 있었했고, 수백만대 차량을 원격 제어할 수 있었습니다.이번 사건에 대해 스테판 새비지 교수는 "스마트폰 지원 기능을 통해 젊은 층에 어필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웹사이트를 통해 차량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취약점을 늘렸다. 이러한 사용자 기능과 클라우드 기능을 휴대폰에 연결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공격이 시작된다"고 말했습니다.많은 기업들이 보안 프로세스를 채택하면서 기술적인 방어만 중시하기도 하고, 업무체계 부분의 방어만을 중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항상 보안 취약점은 가장 취약한 연결고리를 끊고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그 고리가 제도 등의 문제로 개선될 수 없다면, 단순히 라이선스를 소유한 사람의 도덕성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이중 삼중의 방어장치를 통해 보다 더 꼼꼼한 방어 조치가 수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Oct 18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