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October 2024
안녕하세요. 인텔렉추얼데이터입니다.
최근 연예계에서 핫한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아이브 장원영과 유튜버 탈덕수용소 간 1억 소송입니다. 기존에도 많은 유튜버들이 인기 있는 연예인들에 대한 루머 등을 무분별하게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사례들은 많았지만 처벌이나 손해배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소송에서는 유튜브가 탈덕수용소의 신상을 미국 법원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기존 연예인-유튜버 소송과는 다른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신상공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미국의 e디스커버리 제도가 관심과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을 위한 e디스커버리 전문 기업, 인테렉추얼데이터가 이번 사건의 핵심, e디스커버리의 모든 궁금증을 해소해드리겠습니다.
허위사실 유포 유튜버의 처벌이 어려웠던 이유
우선 탈덕수용소처럼 논란이 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버들을 처벌하기 어려웠던 이유부터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국내법 상 방송 등의 매체로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경우,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죄 등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튜브는 방송으로 분류되지 않아 방송법의 규제를 받지 않고, 유튜브 자체 심의 규정을 통해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신고,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삭제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합니다. 이 경우 콘텐츠를 제한할 수는 있으나 피해자가 가해자를 처벌할 강제력은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에 재판을 통해 처벌이나 손해배상을 제기하려고 해도 미국에 본사가 있는 유튜브의 특성 상 해당 계정 소유주의 신상을 파악하는 것이나 현지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것 모두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바로 이런 점을 악용해 유튜브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생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e디스커버리 그리고 디스커버리 제도란?
그런데 장원영 소속사와 탈덕수용소간 소송에서는 어떻게 유튜버의 신상을 밝혀낼 수 있었을까요? 핵심은 바로 미국의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입니다. 우선 디스커버리(증거개시) 제도는 e디스커버리(전자증거개시) 제도의 상위 개념입니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 등 영미법 체계 하의 국가에서 민사소송을 진행할 때 필수적으로 거치는 과정입니다.
본 소송이 시작되기 전 피고와 원고 모두 자신이 가진 재판 관련 정보를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하고 상호 확인하는 절차를 디스커버리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전자문서, 이메일, 데이터베이스 등 전자적인 증거개시 절차를 e디스커버리라고 부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본 소송이 시작되기 전이라도 귀책사유를 명확하게 상호 확인할 수 있고, 많은 경우 재판 전 상호 합의를 유도하여 재판의 절차와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원고와 피고가 모두 정직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가능할까?
e디스커버리 제도가 없는 우리나라 소송의 경우 원고와 피고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는 직접 수집해서 법원에 제출해야만 증거로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필연적으로 소송의 양측은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절대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e디스커버리 제도가 있더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것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습니다. 물론 미국 재판 사례 중에도 불리한 증거를 고의로 숨기거나, 혹은 유리한 증거를 조작하여 공개하는 사례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발각되는 경우 사안의 중요성에 따라 징벌적 벌금에서부터 최악의 경우 재판 패소까지 매우 강력한 제재(Sanction)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 공정하게 증거를 개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탈덕수용소의 정체를 밝힌 방법, e디스커버리 제도
이제 e디스커버리 제도를 이해하셨다면 이번 소송에서 탈덕수용소의 신상이 밝혀진 방법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브 소속사는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후 e디스커버리를 통해 공개된 탈덕수용소 운영자의 신상 정보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e디스커버리에 대해 설명드린 것처럼 증거개시의 모든 정보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공개되어야 하고, 고의로 정보를 숨기거나 왜곡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신상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얻게 된 신상 정보를 기반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해 장원영 소속사는 결국 1억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하게 되었습니다.
한국형 e디스커버리 도입에 대한 논의 활발
이번 소송 건은 연예인 소송 과정 중 신상 정보 공개를 위해 e디스커버리 제도가 사용되었지만, 미국의 민사 소송, 특히 특허 소송과 같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소송 과정에서 증거개시제도는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이유로 한국형 증거개시제도의 도입을 추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법원에서 민사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 원고와 피고 양측의 증거 수집, 검토, 채택의 과정에서 매우 오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재판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 간의 특허소송을 미국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형 증거개시제도가 도입된다면 국내 민사 소송의 효율성과 투명성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만 법률과 제도 개정 등 많은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입에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됩니다.